- 대사님,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임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지만 벌써부터 활발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 점 축하 드립니다!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는 2024년 8월에 주키르기스공화국 대한민국대사로 부임한 김광재 입니다. 1997년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제 경력을 시작하여, 중국, 미국, 프랑스에서 정무, 경제통상, 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상대국과의 외교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번 키르기즈 공화국에 대사로서 부임하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첫인상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 처음 이곳 비쉬켁 마나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웅장한 천산산맥을 보고 매우 장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키르기스스탄은 자연 환경이 매우 아름답고, 국민들도 매우 친절하고 우호적이며, 특히 젊은 인구가 많고 활기차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정부와 국민들이 경제 및 사회발전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여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임 하는 날 비가 내렸는데 무지개가 환하게 떠서 저를 반겨주는 듯 하여 매우 감동적이었고, 앞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 키르기스스탄과 대한민국 사이에는 강력하고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한국과 키르기즈공화국은 경제·문화·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이고 우호적인 협력관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12월, 자파로프 대통령의 공식 방한을 통해 양국관계가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정치적으로도 한층 더 격상되어 새로운 관계 발전에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러한 양국관계가 더욱 실질적이고 긴밀한 협력관계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인적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여 상호 이해와 존중,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간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키르기스스탄에서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은 K-POP과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에서 우리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특히 아껴주시는 것에는 몇 가지 요소가 더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아시아 문화의 공통적인 특성과 현지 사회에 정착하여 오랜 기간 간접적으로 한국문화를 전파한 고려인 동포들 덕분에 한국 문화에 대한 이질감이 크지 않았던 점입니다.

둘째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협력과 개발협력 분야에서의 관심 및 지원들로 키르기스스탄 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어 학습이 단순히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이나 취미를 넘어 새로운 기술과 산업, 유학이나 취업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실질적 가능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르기즈 국민들의 이러한 긍정적 인식과 실질적 혜택이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대사관 차원에서도 더욱 관심을 가질 예정입니다.

-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국민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요?

-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역사적 연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전통적으로 부모를 중심으로 한 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대가족 단위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로 인한 공동체 중심의 문화(한국의 두레, 키르기스스탄의 발리카)나, 조상이나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한국의 제사, 키르기스스탄의 코로르)가 여전히 계승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농경사회를 이루고 오랜 기간 정착생활을 했으나, 한국의 고대 역사에서는 고구려나 백제 등 유목적 특성을 가진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키르기즈어와 한국어는 모두 중앙아시아 지역 유목 민족들의 언어를 기원으로 하는 알타이계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어 문법적 유사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 2024년은 고려인들이 극동지역에 정착한 지 16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도 고려인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재외동포와 역사적 모국 간의 유대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강화되는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 우리 동포들이 대한민국과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동포사회와 대한민국 정부의 연대감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전통적 가치의 계승을 넘어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깊고 다층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포들의 뛰어난 활약으로 양국의 언어·문화·인적교류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작년 하반기는 공공외교, 정치 및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행사와 활동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중 가장 의미 있는 행사를 꼽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지난 해에는 K-POP Festival, 한국어 말하기 대회, 태권도 대회 등 연례 행사와 한-키 경제공동위원회, 고려인이주160주년 기념 행사, 교과서 세미나 등 경제·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행사들을 개최했습니다.

그 중 무엇보다 가장 의미 있었던 행사는 지난 해 12월 초, 11년 만에 성사된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의 공식방한이었습니다. 이로써 양국은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상호협력 및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됩니다.

-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안녕하십니까? 키르기스스탄 고려인 동포 및 일치신문 독자여러분들께 새해인사 올립니다. 2025년 한해 더욱 건강하시고 각 가정에 행운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2024년은 고려인 중앙아시아 이주 160주년이 되었던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그동안 동포 여러분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한-키르기스스탄 관계 발전에 고려인 동포 여러분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민족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계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시는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다음 세대의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바탕 하에서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모범적인 시민으로 국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